4살 아진이와 겁쟁이 하늘이의 가평 글램핑, 2026년 5월의 별 헤는 밤 기록

여행2026년 4월 16일5분 소요6
4살 아진이와 겁쟁이 하늘이의 가평 글램핑, 2026년 5월의 별 헤는 밤 기록

이 글의 핵심 요약

2026년 5월, 4살 아진이와 반려견 하늘이와 함께한 가평 글램핑 기록입니다. 배낭 하나씩 메고 떠난 미니멀 여행이 어떻게 짐더미가 되었는지, 반려견 전용 시설의 중요성과 실제 1박 비용 등 생생한 경험을 담았습니다.

4살 아진이와 겁쟁이 하늘이의 가평 글램핑, 2026년 5월의 별 헤는 밤 기록

유치원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아진이가 별 이야기를 꺼냈을 때만 해도 이렇게 큰일이 될 줄 몰랐어요. 선생님이 캠핑 다녀온 친구 이야기를 해주셨는지, 자기만 별을 못 봤다며 입술을 삐죽 내미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평소 겁 많은 하늘이 때문에 캠핑은 엄두도 못 냈지만, 장비 없이 몸만 가면 되는 글램핑이라면 해볼 만하겠다 싶어 덜컥 예약부터 해버렸습니다.

아진이가 별 보러 가자길래 덜컥 예약부터 했어요

가평으로 떠나기로 한 날 아침, 거실에는 아진이의 작은 배낭과 하늘이의 이동 가방이 나란히 놓여 있었어요. 아진이는 자기 가방에 젤리랑 인형을 쑤셔 넣느라 바빴고, 하늘이는 벌써 자기 가방이 나오는 걸 보고 꼬리를 말며 덜덜 떨기 시작하더라고요. 서울에서 가평까지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아진이가 지루해할까 봐 평소 잘 안 보여주던 태블릿까지 챙겼는데, 정작 아진이는 창밖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

남편은 출발 전부터 제 눈치를 살피더니 조용히 차에 짐을 싣기 시작했어요. 제가 배낭여행 느낌으로 가자고 큰소리쳤지만, 아이 옷가지에 강아지 용품까지 챙기다 보니 이미 트렁크는 포화 상태였거든요. 운전석에 앉은 남편의 뒷모습에서 '이게 무슨 배낭여행이야'라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졌지만 모른 척하고 출발했습니다.

남편이 밤새 검색하더니 결국 여기로 바꾸자더라고요

원래 제가 찜해둔 곳은 아진이가 좋아할 만한 대형 미끄럼틀이 있는 수영장 펜션 느낌의 글램핑장이었거든요. 그런데 남편이 퇴근하고 밤새 태블릿을 붙잡고 있더니, 갑자기 다른 링크를 보내면서 여기로 바꾸자고 고집을 피우더라고요. 남편은 제가 고른 곳은 강아지들이 뛰어놀기에 바닥이 너무 미끄럽고 울타리가 허술하다며, 슬개골이 약한 하늘이한테는 위험하다고 조목조목 따졌어요.

결국 남편의 고집에 못 이겨 애견 전용으로 특화된 곳으로 목적지를 변경하게 됐습니다. '거기는 아이 놀 거리가 부족하면 어떡해'라고 한마디 했더니, 남편은 아진이가 강아지랑 뛰어노는 게 더 교육적이라며 엑셀 파일까지 만들 기세였죠. 사실 작년에 갔던 강원도 여행 비용 정산할 때도 느꼈지만, 강아지랑 아이가 함께하면 예산은 항상 초과되기 마련인가 봐요. 이번에도 반려견 추가 비용 2만 원에 숯불 값까지 하니 1박에 거의 30만 원 가까이 들었네요.

도착해서 짐 풀 때까지만 해도 이게 맞나 싶던 순간들

가평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는데 차 안에서 하늘이가 헉헉거리는 소리에 에어컨을 더 세게 틀었어요. 오후 3시 체크인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산속이라 그런지 공기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하지만 텐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좁은 공간을 보고 아진이는 "엄마, 우리 여기서 자?"라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어요. 저도 사실 사진보다 낡은 텐트 천을 보고 살짝 실망했고요.

하늘이는 예상대로 낯선 냄새 때문인지 구석에서 꼼짝도 안 하고 으르렁거렸어요. 아진이가 같이 놀자고 장난감을 내밀어도 고개를 돌려버리는데, 그 모습에 아진이가 시무룩해져서 달래느라 한참 고생했네요. 저녁 준비를 하려고 숯불을 피우는데 연기가 텐트 안으로 들어오니 아진이는 맵다고 울고, 하늘이는 무서워서 제 다리 사이로 파고들고...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집에서 배달이나 시켜 먹을걸' 하는 현타가 강하게 왔습니다.

막상 자고 일어나니 왜 다들 글램핑 가는지 알겠던데요

밤이 깊어지고 남편이 고기를 구워주니 아진이의 기분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어요. 고기 냄새에 홀렸는지 하늘이도 조금씩 텐트 밖으로 코를 내밀더라고요. 남편이 걱정하던 추위도 생각보다 덜했고, 바닥 난방을 올리니 텐트 안이 금방 훈훈해졌어요. 아진이는 아빠랑 밖에서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밤하늘의 별을 보게 됐습니다.

다음 날 아침, 텐트 지퍼를 열었을 때 들어온 그 차가운 새벽 공기는 잊을 수가 없어요. 적응을 마쳤는지 마당 울타리 안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하늘이와, 잠옷 차림으로 그 뒤를 쫓아가는 아진이를 보며 어제의 고생이 싹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죠. 남편도 뿌듯한지 "거봐, 내가 여기로 오자길 잘했지?"라며 어깨를 으쓱하는데, 그게 좀 얄미우면서도 고맙더라고요.

다음엔 푸딩이도 데려올 수 있을지 아직은 숙제예요

집에 돌아오니 현관문 앞까지 마중 나와서 "야옹" 하고 짧게 우는 푸딩이를 보고 미안함이 확 밀려왔어요. 1박 2일 동안 혼자 집을 지켰을 푸딩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하늘이는 집에 오자마자 자기 침대에 쓰러져서 코를 골며 자는데, 푸딩이는 그 근처를 맴돌며 냄새를 맡느라 바빴어요.

도도한 성격의 푸딩이지만 다리가 짧은 먼치킨이라 글램핑장의 높은 계단이나 울퉁불퉁한 흙길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이에요. 아진이는 벌써부터 다음엔 푸딩이도 같이 가자고 조르는데, 고양이가 텐트 생활을 견딜 수 있을지 검색해 보니 사람마다 말이 다 달라서 더 헷갈리네요. 이번 여행은 성공적이었지만, 다섯 가족이 모두 함께하는 캠핑은 아직 정답을 찾지 못한 것 같아요.

이번 가평 나들이가 즐거웠는지 아진이는 유치원 가서 자랑할 생각에 벌써 들떠있네요. 다음엔 또 어디로 떠나야 할지 고민인데, 그전에 정리가 안 된 짐들부터 치워야겠어요.

참고

— 기준일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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