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아진이와 하노이 배낭여행 도전기, 예산보다 1.5배 더 쓴 2024년 6월의 기록
이 글의 핵심 요약
2024년 6월, 26개월 아진이와 함께한 하노이 여행 기록입니다. 예전 배낭여행 추억을 살려 예산을 짰지만, 습한 더위와 유모차 이동의 현실에 부딪혀 그랩 위주로 다닌 실제 지출 경험과 아이 동반 여행 팁을 담았습니다.
26개월 아진이와 하노이 배낭여행 도전기, 예산보다 1.5배 더 쓴 2024년 6월의 기록
2024년 6월, 아진이가 26개월이 되면서 큰맘 먹고 제 20대 시절 배낭여행의 추억이 가득한 하노이행 비행기를 끊었어요. 하늘이는 워낙 겁이 많아서 비행기 타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라 친정 엄마께 잠시 맡겼는데, 현관문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서 있던 모습이 여행 내내 마음에 걸리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아진이에게 제가 사랑했던 하노이의 활기찬 풍경을 꼭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던 것 같아요. 저렴한 로컬 숙소와 길거리 음식을 즐기던 예전 기억을 되살려 예산안을 짰는데, 아진이 기저귀 가방을 챙기면서부터 이미 제 계획은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배낭 하나 메고 걷던 하노이가 그리워서 시작한 계획
비행기 표를 예매하던 날 밤, 남편이랑 거실에 앉아 예전 여행 사진을 들여다보며 한참을 웃었어요. 그때는 하루에 3만 원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는데, 이제는 아진이 몫의 항공권 가격부터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6월의 하노이는 덥기로 유명하지만, 아진이가 더위를 아주 많이 타는 편은 아니라고 자부하며 나름 가성비 넘치는 배낭여행 컨셉의 예산을 짰습니다.
호안끼엠 근처의 가성비 좋은 호텔을 예약하고,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저렴한 86번 버스를 타기로 마음먹었죠. 남편은 옆에서 여행 예산 비교 기록 같은 걸 찾아보더니, 애랑 가면 돈이 두 배로 들 거라고 경고했지만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제 체력을 믿었습니다.
유모차 끌고 로컬 버스 타려다 5분 만에 포기
한 이유
공항 게이트를 나서자마자 훅 끼쳐오는 하노이의 습한 공기에 정신이 아득해졌어요. 아진이는 이미 땀을 흘리며 짜증 섞인 옹알이를 시작했고, 86번 버스 정류장을 찾으려는데 유모차는 짐칸에 싣기조차 버거워 보였습니다.
겨우 버스를 찾았지만 좁은 계단 위로 아진이를 안고 유모차를 접어 올릴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요.
결국 길 위에서 30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헤매다 아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나서야 제 고집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하노이 특유의 좁고 울퉁불퉁한 보도블록 위에서 유모차 바퀴가 툭툭 걸릴 때마다 '이게 배낭여행객의 낭만인가, 고행인가' 싶은 현타가 세게 왔어요. 검색하면 다들 유모차 가져가라고 하더니, 하노이 구시가지는 정말 유모차의 지옥이었습니다.

남편이 그냥 그랩 부르자고 했을 때 바로 수긍했어요
땀 범벅이 된 저를 보더니, 실용주의 패턴의 남편이 단호하게 핸드폰을 꺼내 들더라고요. "그냥 지금 바로 그랩 불러, 그게 우리 모두 사는 길이야"라는 그 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5천 원이면 갈 거리를 아껴보겠다고 86번 버스를 고집하다가 아진이 컨디션만 망칠 뻔했는데, 시원한 그랩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아진이가 배시시 웃는 걸 보고 남편 말이 백번 맞다 싶더라고요.
그날 이후로 하노이 여행의 모든 이동 예산은 '무조건 그랩'으로 전면 수정되었습니다.
하노이 그랩 비용은 보통 시내 구간이 2,000원에서 4,000원 사이였는데, 이 작은 지출이 여행의 질을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강원도 여행 예산 짤 때보다 교통비 비중이 훨씬 높아졌지만, 아진이가 차 안에서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돈 아껴서 뭐하나 싶어요
귀국해서 가계부를 정리해 보니 당초 계획했던 예산보다 정확히 1.5배를 더 썼더라고요. 아진이가 기찻길 카페에서 수박 주스를 마시며 지나가는 기차를 보고 "기차!"라고 외치며 좋아하던 모습은 그 어떤 비용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가치였어요. 6월의 더위는 생각보다 강력했고, 아이와 함께라면 '가성비'보다는 '안전과 쾌적함'에 투자하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정답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길거리 쌀국수 한 그릇에 2천 원 하는 곳에서 먹는 것도 좋지만, 아진이를 위해 에어컨이 나오는 깔끔한 식당을 찾아다닌 것도 잘한 선택이었어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현관으로 달려 나오는 하늘이를 보며, 다음엔 꼭 하늘이도 같이 갈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짧고 알차게 다녀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음 여행은 조금 더 내려놓기로 했어요
아직도 하노이의 그 복잡한 오토바이 물결 속에서 유모차를 밀던 제 모습이 가끔 꿈에 나오곤 해요. 사실 그때 아진이가 배고프다고 해서 급하게 들어갔던 로컬 식당의 위생 상태가 조금 찜찜해서, 돌아와서 며칠 동안 아진이 배변 상태를 예민하게 체크하기도 했거든요. 다행히 별 탈은 없었지만, 다음번에는 예산을 조금 더 넉넉히 잡더라도 아이 전용 식기가 있는 곳 위주로 리스트를 짜야 할 것 같아요.
제주도를 다시 갈지, 아니면 예산을 확 올려서 휴양지로 갈지 남편이랑 매일 밤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입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지금은 아진이가 안 아프고 잘 다녀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푸딩이는 여행 다녀온 저희가 낯선지 한참을 멀리서 지켜보다가 이제야 제 발치에 와서 눕네요.
"엄마, 수박 주스 또 줘!"
어제저녁 뜬금없이 하노이에서 먹은 주스 이야기를 꺼내는 아진이를 보며, 조만간 다시 비행기 표를 검색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참고
— 기준일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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